전체 글471 한해의 마지막 날 2022년 마지막 날이다. 이 마을로 이사온지가 어언 7년이 지나고 있다. 농한기라 할일이 없어진 동네 할머니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과 이른 저녁밥을 드신다. 문득 이 어르신들에게 밥 한끼 해드리고 싶어졌다. 메뉴는 평소 잘 안해드셨을 짜장 볶음밥으로 정했다. 고기,감자,당근,양파를 잘게 썰어 볶은 다음 춘장을 섞어 끓인후 뜨끈한 밥위에 적당히 올려 드렸다. 간도 적당하고 맛있다고 하시며 고맙다고 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라고 덕담하고 돌아온길,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고 보고 싶어졌다. 집에 와서 저녁에 끓인국이 하필이면 엄마가 좋아하시던 매생이국이다. 매생이국 위로 눈물이 뚝 떨어졌다. 한해의 마지막 날이라고 괜히 마음이 쓸쓸했나보다. 2022. 12. 31. 외손녀의 졸업 쬐끄만 꼬맹이가 어느새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요사이는 방학하는날 졸업식도 한다. 전교회장으로 활동하며 영재 시험에도 합격하더니 이번에는 교육감상을 받았다. 딸이 동영상으로 상 받는 모습을 보내왔는데 의젓하기도 하다. 며칠전 이 아이가 아파 열이 많이 났었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약을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아 딸은 아이의 몸을 물수건으로 닦으며 엉엉 울었다고 했다. 자식 키우는 일은 기쁘기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지 모른다. 체력도 있어야 하고 지혜도 있어야 한다. 다행히 졸업식에 참석해서 상 받는 모습을 보니 딸은 기뻤을 것이다. 나도 그 기분 알지^^ 이제 더 넓은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외손녀의 앞날을 축복한다. 2022. 12. 29. 시골교회 성탄절 행사 며칠간 날씨가 매우 춥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밤이면 창문을 스치는 바람소리 때문에 잠을 설칠 정도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날이다. 쌓인 눈은 녹지 않았지만 눈은 오지 않는다. 교회에서 예배후에 성탄절 행사가 있었다. 조그만 시골교회라 사람은 많지 않지만 유치부에서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연습한걸 발표하는 자리다. 역시 아이들은 무엇을 하던 귀엽다. 어른들은 동작이 일사분란 하지가 않고 제 멋대로지만 그래서 웃는다. 우리팀은 옷도 똑같이 맞추어 입고 연습한 율동을 최선을 다해서 했다. 중간중간에 사회자가 퀴즈를 내고 맞히면 상품도 하나씩 준다. 나도 하나 맞히고 간장 한병을 받았다. 모두들 재미있어 했고 나도 재미있었다. 2022. 12. 25. 상대방 말 잘 들어주기 KBS아나운서에서 모교의 겸임 교수로 활동중인 이금희씨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낮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며 출연진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도하는 학생들을 한명씩 만나 티타임을 만들어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기도 했다. 서너명에 한명꼴로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몰입해 들어주어 위안을 받아서라고 한다. 어느 학생이 이금희씨와의 대화를 녹음했는데 30분중에 그 학생은 27분 30초를 말하고 나머지 2분 30초만 이금희씨가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은 그랬구나,그래,힘 들었겠네,장하다,기특해 였다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진심으로 공감하며 들어만 주어야 하는데 중간중간에 끼어들어 내 의견을 말해버리니 상대방에게 위안이 될리가 .. 2022. 12. 20. 영화 '압꾸정' 이곳 자원봉사 센터에서는 봉사시간 100시간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매년 영화 2~3편을 관람 시켜준다. 무료이고 선착순 100명이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던 이 행사가 어제 있었다 나도 도서관 봉사자들과 관람하러 갔다. 눈이 추적추적 내리고 날씨도 추웠지만 많이들 와 있었다. '압꾸정'은 코미디 영화로 주연 배우 마동석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기대들을 하고 왔다고 했다.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았지만 군데군데 웃기는 장면이 있어 관람객들은 큰소리로 웃기도 했다. 우리 봉사자 한사람은 내용보다는 화면이 화려해서 좋았다고 했다. 배우들의 명품 옷차림,건물들의 화려함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조금 뜻밖이었다. 뭐 생각은 자유니까. 한 사람은 재미 없어서 중간에 조금 잤다고 했다. 영화 참 오랜만에.. 2022. 12. 16. 결혼식에 다녀오다 어제는 이모의 딸 그러니까 이종사촌 동생의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엄마 살아 계실때는 이종사촌 동생이 우리집에 가끔 왔었다. 엄마가 오실때는 꼭 와서 어울리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곤 했다. 그러다가 엄마가 돌아가시고 거의 왕래가 없었다 평택에서 열리는 결혼식장에 가니 인천에 사는 동생 내외는 벌써 와 있었다. 이날 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예쁜 신랑과 신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참 좋은 때구나! 그러나 인생이 그런 날만 있으면 좋으련만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슬기롭게 극복하고 서로 사랑하며 잘 살기를 바란다. 2022. 12. 11. 축구 우리나라 축구팀이 12년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통령도 손흥민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축하해 주었다고 한다. 선수들은 어마어마한 상금도 받는다. 몇 십년전 차범근,허정무 선수가 축구 경기를 할때는 TV가 흔하지 않았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은 대형 TV가 있는 다방이나 음식점에 사람들이 모여 경기를 시청했다.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지금의 붉은 악마 응원단은 대단하다. 이 추운날 광화문 광장에서 축구시작 몇시간 전부터 모여 열렬하게 응원했다. 오늘 새벽 4시에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밤 12시부터 사람들이 모였다니 젊은이들의 피가 펄펄 끓는가 보다^^ 영하의 날씨에 눈도 내렸다는데. 방송에서는 4:1로 패한 경기를 재방송 해준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 2022. 12. 6. 12월의 첫날 12월의 첫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하얗게 내렸다. 올해 들어 첫눈이라 반갑기는 하지만 벌써 12월이라니... 매번 하는 말이지만 세월은 너무나 빨라서 덧없다는 생각이 또 든다. 유행가에 ' 오늘이 가장 젊은날' 이라는 가사가 있다. 내일 보다는 오늘이 더 젊은날이기는 하다. 그리고 매번 처음 살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아쉬움이 많은 날들이지만 남은 올해도 열심히 사는 수밖에. 한해 마무리 잘하고 후회는 조금만 하며 살자. 2022. 12. 1. '아름답다' 라는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그저 '곱다'라는 뜻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 어원이 되는 말은 '알음' '알다' 라고 한다. 즉 아름다운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앎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숱한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기 내면에서 그것을 승화시켜 비로소 인생을 알게 된 사람 바로 그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남몰래 기부한 사람, 불쌍하게 버려진 아이를 입양해 사랑으로 키운 사람 , 말없이 봉사한 사람 등등. 겉모습을 아름답게 꾸미지 말고 나의 내면을 나답게 가꾸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은일 일것 같다. 2022. 11. 28. 몸을 건강하게 소설가 박완서씨는 노년에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다.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 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라고. 몸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특히 자식을 위한 길이다. 내가 아파 자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내 마음이 더 아플 것이기 때문이다. 친정엄마 말씀이 생각난다. "아프지 않으려고, 다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산다.내가 아프면 너희들이 얼마나 성가시겠냐?" 라고 하셨다. 나도 그런 생각이다. 아프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건강하게 살고 이삼일 아프다 이 세상 떠나기를 모두 바랄 것이다. 사는 동안 아프지 말고 .. 2022. 11. 23.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