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71 조그마한 인공 연못 우리집 텃밭 옆에는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 남편은 나이들면 시골에 집을 짓고 살면서 연못도 만들고 개도 키우며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다. 그래서 이곳에 오자마자 인공 연못을 만들었다. 땅을 깊이 파고 물이 새지 않게 비닐을 깔고 다시 흙을 덮고 둘레에는 갖가지 크기의 돌을 쌓아 그럴싸하게 꾸며 놓았다. 취미가 낚시인데 붕어를 잡으면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하고 이 연못에 넣어준다.우렁이도 잡아 넣고 연꽃도 구해서 넣고 여름이면 연못 둘레에 봉숭아도 심었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어 갔다. 그런데 며칠전에 붕어들이 모조리 배를 드러내놓고 뒤집혀 죽어 있었다. 연못이 얼지 않은 것으로 보아 얼어 죽지는 않은것 같고 농사철이 아니니 농약이 튀었을리 없고 원인은 알수 없지만 한마리도 남김 없.. 2021. 1. 29. 오남매 이야기 과거에는 아들은 매우 중요시하고 딸은 천대하는 그런 시절 이었다. 우리 남매는 아들 둘, 딸 셋 이렇게 오남매 이다. 부모님이 혼인하고 7년만에 첫 딸인 나를 낳았을때는 괜찮았는데 바로 밑 여동생이 태어나자 아버지는 몹시 서운해 하셨고 오히려 할아버지께서 그런 아버지를 나무라셨다고 한다. 여동생이 기어다니며 방실방실 웃을때는 그래도 예뻐하셨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남동생이 태어나자 터를 잘 팔았다며 좋아하셨고 '원기소'라는 영양제를 사먹일 정도로 남동생은 사랑을 받았다. '원기소'는 당시 유행하는 영양제인데 엄마는 시렁에 올려놓고 남동생에게만 주었다. 그 다음 여동생이 태어난 날은 내가 막 11살이 되던해 눈이 펑펑 쏟아지던 겨울밤 이었다. 옆집에 사시는 큰어머니를 모셔오라는 엄마의 말에 잠이 깨었고 태.. 2021. 1. 27. 휴관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는 줄어들고 있으나 잠잠하던 이 지역은 확진자가 늘어났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이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도서관에 애정을 가지고 봉사한 봉사자들 끼리도 만난지 오래 되었다. 겨울 방학이면 진행하던 대학생 학습지원도 이번에는 하지 않아 도서관이 썰렁했었다.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올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21. 1. 25. 눈 내리는 날 마을 풍경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옆집에 사는 아이 셋은 신이 났다. 아이들이 귀한 이 마을에서 제일 어린 아이들이고 막내가 8살이다. 오빠 둘을 형이라고 부르며 남자 아이 처럼 논다. 엉덩이에 커다란 비닐을 깔고 집앞 야트막한 경사길을 미끄럼을 타며 즐거워한다. 그 집의 개 백구도 덩달아 뛰어다닌다. 동네 할머니들은 마당 앞 길만 겨우 쓸어놓고는 행여 넘어질까 봐서 나오지는 못한다. 마을 회관앞에 줄지어 있는 운동기구는 눈을 뒤집어쓴 채 서 있고 아이 셋의 웃음소리는 더 높아만 간다. 2021. 1. 22. 미래의 일기를 쓰다. 12살된 외손녀가 미래의 일기를 썼다. 요약하자면 '2050년 어느 주말을 맞아 진공열차를 타고 미국에서 아침밥을 먹고 왔다. 이 진공열차는 단 몇분만에 어느 나라든 갈 수 있다.한국에 도착해서 점심 먹기전 입체 홀로그램으로 생동감 있는 영화를 본다.영화 내용이 슬퍼서 눈물을 흘리니 도우미 로봇이 음악을 틀어주어 기분전환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외손녀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겠다. 그나저나 그런 세상이 오기는 하는 걸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도 몇 십년전 몇 백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 이었겠지.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갈 수 있고 KTX처럼 빠른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에 갔다가 그 날로 되돌아 온다. 멀수록 좋다는 화장실이 집안에 있고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 2021. 1. 20. 벽장(壁欌) 할아버지가 기거하시고 한자를 가르치시던 석호정 방에는 벽장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가끔 외지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들어올때 할아버지께 인사하고 맛있는 것을 사와서 드리고 간다. 주로 곶감,사탕,부드러운 과자,꿀,엿 등이다. 할아버지는 손자,손녀에게 조금씩 꺼내어 주셨다. 군것질거리가 귀하던 그 시절에 당연히 꿀맛 이었다. 우리는 할아버지가 안 계실때에도 한번도 벽장문을 열어 본 적이 없다. 어른들 물건은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는 가르침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주시는 것만 먹으며 그 속에는 항상 맛잇는 간식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만 했다. 우리집에는 없는 벽장이 괜히 좋아보였고 친구집에 벽장이 있으면 그 속에는 귀한 물건이 들어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석호정 벽장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2021. 1. 18. 겨울철 별미 매생이 굴국 오랜만에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재래시장에 들렀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려서 인지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매생이와 굴도 샀다.매생이는 전라남도 강진과 완도 등에서 자란다고 한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널리 알려진 음식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랬던게 매생이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 가격도 제법 올랐다. 이 매생이국은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아 옛 사람들은 미운 사위가 오면 매생이국을 끓여준다고 한다. 입천장 다 데어서 혼 나보라고. 나는 사위가 왜 미운지 알지 못한다. 저녁 밥상에 매생이 굴국을 올렸다.매생이 요리는 여러가지 이지만 추운 겨울에는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입천장 데지 않으려고 후후 불면서 먹으니 속이 따뜻하고 편안해진 느낌이다. 2021. 1. 15. 호두과자 천안 휴게소에는 어김없이 호두과자가 있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꽤 있는 것 같다. 나도 천안 휴게소에서 내리면 가끔 사기도 했다. 이 호두나무는 고려 충렬왕때 원나라에 간 사신이 돌아올때 어린나무와 열매를 가져와서 고향인 천안시 광덕면에 심었다고 한다.우리나라에 호두가 전해진 시초가 되었다 하여 이곳을 호두나무의 시배지라 부른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오랑캐(胡) 나라에서 들어온 복숭아(桃) 라고 하여 호도(胡桃) 라고 불렸다고 한다. 천안을 지나다 보니 호두과자 간판이 많이 보였다. 2021. 1. 13. 겨울 참새떼 온통 흰 눈으로 덮인 들판에 참새떼는 그래도 날아다닌다. 전깃줄에 떼지어 앉았다가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흩어졌다 다시 모여 앉는다. 마치 누군가의 지휘 아래 군무를 추는 듯 하다.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자니 한 마리도 그 무리를 이탈하지 않고 모여서 같이 날고 같이 앉는다. 참새가 겨울을 안전하게 지낼수 있는 것은 무리지어 서식하면서 체온을 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무얼 먹고 사나 했더니 말라 비틀어진 풀씨도 먹고 나무에 붙어있는 해충알도 먹는다고 한다. 들판의 논에 참새떼가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 먹는다. 아마도 작년 추수때 떨어진 벼의 낟알 이겠지. 사람도 짐승도 새들도 혹독한 추위의 겨울나기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가보다. 2021. 1. 11. 좋은 노랫말 7~80년대 유행하던 노래는 곡도 물론 좋지만 가사마다 의미가 있고 시적이다. 그래서 그 시절 노래를 좋아한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는 가사가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젊은날 다방에 들어서면 주로 조용필의 노래가 흘러 나왔는데 듣기에 좋았다. 내가 조용필의 노래를 좋아하는 줄 알고 사위가 조용필의 콘서트를 두번이나 보게 해 주었다. 처음에는 인천 문학경기장 두번째는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 이었다. 남편과 같이 가라고 표 두개를 예매해 주었지만 한사코 가기 싫다는 남편 대신 바로 밑 여동생과 함께 갔다. 우리 둘은 손을 흔들며 아주 신이 났었다. 남자들은 형님이라 외치고 여자들은 오빠라고 외치며 그야말로 너무들 좋아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조용필의 노래는 많지만 계절에 딱 맞는 노래 '.. 2021. 1. 9.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