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68 동지(冬至) 12월인가 했더니 어느새 동짓날이 되었다. 일년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는 날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진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있는데 어제 저녁에는 팥죽을 쑤어 먹었다. 팥을 잘 삶아 믹서기에 곱게 갈아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넣고 끓이면 된다. 어릴때 큰어머니는 큰 가마솥에 가득 동지팥죽을 끓이셨다. 그때는 모두들 식구가 많아서 집집마다 동지죽을 많이 끓였다. 특별한 날이면 할아버지를 비롯 큰집 식구 ,우리집 식구,작은집 식구가 모두 모여 식사를 한다. 큰어머니 엄마 작은어머니는 사이가 아주 좋으셨다.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 한집이나 다름이 없었다. 동짓날 눈이 많이 오고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로 .. 2020. 12. 21. 쪽진머리에서 파마머리로 옛 여인들은 혼인을 하면 가르마를 타고 머리를 곱게 빗어 넘겨 비녀를 꽂아 마무리하고 쪽머리를 하였다. 친정엄마도 혼인후 당연히 쪽진머리를 하셨다. 신체와 머리카락과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고 가르침을 받아 머리카락도 마음대로 자르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러던게 신문화가 들어오면서 골짜기 마을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마을 여인들이 읍내 미장원에 거서 머리를 자르고 꼬불꼬불하게 파마를 한 것이다. 어느날인가 벼르고 벼르다 친정엄마도 머리를 자르고 파마를 하셨는데 할아버지를 뵐때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계셨다.할아버지의 꾸지람이 두렵기도 하고 잘못한것 같기도 해서 그러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무심히 넘기시던 할아버지께서 항상 머리에 수건을 쓰고 있는 이유를.. 2020. 12. 19.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지독한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생각이나 했겠는가?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고 두 눈만 끔벅끔벅 하는 모습을... 한때는 마스크를 쓰고 ATM기 앞에 서면 CCTV에 얼굴이 찍혀도 구분이 안 된다고 못쓰게 한적도 있다. 마스크는 주로 미세먼지나 나쁜 공기 흡입을 막으려고 쓰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실내에서도 써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반가워도 악수하면 안되고 모임도 자제하고 종교활동도 온라인으로 학교도 온라인 수업 공연등도 온라인으로 등등 다 열거하기가 어렵다. 조금만 참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1년이 넘었다. 코로나 확진자는 계속 늘고 병실과 의료진은 부족해서 공무원도 선별진료소에 투입되고 있다. 참 지루한 나날이다. 딸네.. 2020. 12. 17. 다문화 가정 다문화 가정이란 서로 다른 국적.인종,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말한다. 이곳 초등학생 80%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다.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태국,대만등 국적도 다양하다. 우리말이 서투른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학습지도도 해주지 못하고 연로한 조부모에게 맡겨두고 공장으로 돈을 벌러 다닌다.아이들은 무슨일이 생기면 할아버지,할머니를 먼저 찾고 밤에도 늦게 오는 엄마 대신 할머니하고 잔다. 무엇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인것 같다. 외국에서 시집 온 여성들 대부분은 어른 공경을 아주 잘 한다고 들었다. 생활력이 강한건 물론이고. 세상 사는 모습이 천태만상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멀리서 시집 온 만큼 외로움도 클텐데 사랑받으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 2020. 12. 15. 첫눈 어제는 많지는 않지만 눈이 내렸다. 겨울 들어서 처음 내리는 첫눈이다. 어릴적에는 눈이 오면 온 몸으로 눈을 맞으며 좋아했다. 특히 첫눈 내리는 날은 두 팔을 벌리며 더 좋아했다. 미끄러져도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프지도 않았다. 이제 눈 오는 날은 집안에만 있고 밖에 나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넘어져서 다칠까봐 겁쟁이가 되었다. 첫눈을 보니 결혼하기전 서울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처음 남자를 사귀던 그해 겨울 그 사람은 대구에서 잠깐 근무하게 되었는데 첫눈 오는날 만나기로 했다. 갑자기 첫눈이 오자 그 사람은 부랴부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고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니 연락할 길이 없어 내가 자취하는 집 창문을 두드린거다. 나가보니 그 사람은 눈사람이 되어 서있었다. 기억하기로는 그해 첫눈은 아주 펑펑.. 2020. 12. 14. 앨범 사위는 일년동안 찍어 모은 아이들 사진을 엄선하여 앨범으로 제작하여 보내준다. 큰외손녀가 태어난 이듬해부터 그렇게 했다. 작년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 도착했다. 어쩌면 그렇게 표정이 다양하고 이쁜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까지는 여행도 가고 견학도 가고 실습도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과 유치원 생활, 학교 생활등이 재미있게 담겨있다. 사진만 보아도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커서 이 앨범을 보면 아빠,엄마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사랑으로 키웠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책꽂이에는 9권의 앨범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리가 없겠지만 내가 다시 아이 낳고 키우던 젊은 날로 되돌아 간다면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 나도 이렇게 키우고 싶다. 2020. 12. 12. 크리스마스 트리 작은 도서관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었다.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가 얼마남지 않았다. 반짝반짝 불빛은 밤에 보아야 더 예쁘다. 원래 트리는 나무 모양이 아름다운 전나무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 저거는 플라스틱 나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는 1884년 서양 선교사에 의해 들어와서 이듬해부터 확산 되었다고 한다. 아들 딸이 어렸을때 트리 장식하던 때가 생각난다. 자그마한 플라스틱 나무에 종,별,빨간 모자,하얀 눈사람,리본,산타 할아버지등 모빌을 달아매고 반짝이를 걸치고 꼬마 전구를 꽂으면 예쁜 트리가 된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머리맡에 양말을 두고 잠들면 내가 산타 할아버지가 될 준비를 했는데 값비싼 선물은 주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 2020. 12. 11. 뜨개질 뜨개질 하기 좋은 계절이다. 춥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기도 그렇고 사람들을 만나 수다 떨수도 없으니 혼자하는 뜨개질이 안성맞춤 이다. 쓸데없는 생각도 안들고 집중할수 있어서 좋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어깨나 팔이 아프다는 부작용도 있다. 조끼나 목도리.수세미등을 떠서 선물하면 다들 좋아한다. 뜨개질을 취미삼아 하다가 아예 부업으로 나서는 주부들도 많다. 인터넷을 통하여 판매를 한다 하고 뜨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올리기도 한다. 보면 저걸 어떻게 손으로 뜰까 싶을 정도로 솜씨들이 좋다. 슬슬 뜨개질을 시작해 볼까? 2020. 12. 9. 대설(大雪) 오늘은 24절기중 21번째 절기인 대설이다. 이맘때면 눈이 많이 내려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갈수록 눈은 많이 내리지 않는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때에는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발목까지 오는건 다반사이고 어떤때에는 어린아이 무릎까지 쌓이기도 했다. 빈논은 꽁꽁 얼어 썰매를 타고 놀기도 했다. 학교에 갈때면 맨앞으로 동네 고학년 오빠나 언니가 길을 내면 저학년들은 그 발자국을 밟으며 일렬로 걸어간다. 그러면 발이 덜 젖고 덜 미끄러우니까. 지금처럼 길고 따뜻한 부츠나 장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로 검정고무신을 신었으니 발이 젖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다. 맨뒤도 고학년이 걸으면 자연스레 고학년이 저학년을 보호하는 모양새다. 학교 건물이 보일쯤이면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미끄러운 다리.. 2020. 12. 7. 나룻배 그 시절 우리마을 에서는 읍내로 가려면 반드시 강을 건너야 했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약 10km의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5일장이 서는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이용했고 읍내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꼭 이배를 타고 오고 가야했다. 둔터라는 마을 앞에서 강건너 초가집을 향하여 "사공"하고 부르면 아저씨 한분이 말없이 노를 저어 이쪽으로 오고 또 말없이 강을 건네준다. 언제나 기다렸다는 듯이... 한겨울에는 살얼음을 가르며 온다. 그때는 몰랐는데 대단하고도 아름다운 약속이었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노젓는 일이 아무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잘못하면 강 하류로 떠내려 간단다. 요금은 따로 받지 않고 추수가 끝나면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곡.. 2020. 12. 4. 이전 1 ··· 42 43 44 45 46 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