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리던 날 옆집에 사는 아이 셋은 신이 났다.
아이들이 귀한 이 마을에서 제일 어린 아이들이고 막내가 8살이다.
오빠 둘을 형이라고 부르며 남자 아이 처럼 논다.
엉덩이에 커다란 비닐을 깔고 집앞 야트막한 경사길을 미끄럼을 타며 즐거워한다.
그 집의 개 백구도 덩달아 뛰어다닌다.
동네 할머니들은 마당 앞 길만 겨우 쓸어놓고는 행여 넘어질까 봐서 나오지는 못한다.
마을 회관앞에 줄지어 있는 운동기구는 눈을 뒤집어쓴 채 서 있고 아이 셋의 웃음소리는 더 높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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