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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벽장(壁欌)

by 생각총총 2021. 1. 18.

할아버지가 기거하시고 한자를 가르치시던 석호정 방에는 벽장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가끔 외지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들어올때 할아버지께 인사하고 맛있는 것을 사와서 드리고 간다.

주로 곶감,사탕,부드러운 과자,꿀,엿 등이다.

할아버지는 손자,손녀에게 조금씩 꺼내어 주셨다.

군것질거리가 귀하던 그 시절에 당연히 꿀맛 이었다.

우리는 할아버지가 안 계실때에도 한번도 벽장문을 열어 본 적이 없다.

어른들 물건은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는 가르침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주시는 것만 먹으며 그 속에는 항상 맛잇는 간식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만 했다.

우리집에는 없는 벽장이 괜히 좋아보였고 친구집에 벽장이 있으면 그 속에는 귀한 물건이 들어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석호정 벽장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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