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129 갑자기 추워진 날씨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10월 한파로는 64년 만이라고 하고 서울에서는 평년보다 17일, 지난해보다도 일주일 빨리 첫얼음이 관측되었다고 한다. 한라산에는 얼음꽃이 피었다고 한다. 여름옷을 정리 하기도 전에 겨울옷을 꺼내야 하니 좀 당황스럽다. 봄이 오는가 하면 날씨가 빨리 더워져 여름 같고 가을이 오는가 했더니 겨울처럼 추워졌다. 날씨가 추워지니 동네 사람들은 가을걷이를 하느라 분주해졌다. 노랗게 익어 고개 숙인 벼들도 기계가 지나가니 베어짐과 동시에 탈곡이 되어 가마니에 담겨졌다. 처음 본게 아니지만 참 신기하다. 내가 어렸을때는 사람이 일일이 낫으로 베고 날라 벼를 털었으니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갑자기 추워지니 마음이 덩달아 바빠진다. 2021. 10. 18. 토란(土卵) 토란은 흙에서 나온 알이라는 뜻으로 영양이 풍부하다고 한다. 텃밭에 정말로 조금 심었는데 제법 캤다.토란대를 베어내고 뿌리를 캐니 한데 뭉쳐 달려있었다. 토란은 버릴게 없다.잎은 나물로 해먹고 줄기는 껍질을 벗겨 말렸다가 나물로 해서 먹는다. 독성이 있어서 삶은 다음 물에 충분히 우려서 먹는다. 토란은 쇠고기와 들깨가루를 넣어 국을 끓여서 먹는다. 미끈거리는 것이 싫어서 토란을 먹지 않는 사람도 있다. '칼락탄'이라 불리는 이 성분은 미끈거리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도 낮추고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때 추석이면 꼭 토란국을 먹었다. 단단하고 모양 좋은 토란을 골라 신문지에 싼 다음 작은 상자에 보관했다. 내년에 심을 씨앗이다. 2021. 10. 14. 오병이어(五餠二魚) 봉사단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매월 첫번째 토요일에 반찬봉사를 한다. 독거 노인들에게 안부도 묻고 반찬을 해서 가져다 드리는 일을 한다. 오병이어는 성경에서 예수님이 일으킨 기적중의 하나로 한 소년으로부터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취하여 오천명의 군중을 먹였다는 기록을 가리킨다. 솜씨좋은 봉사단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모여 맛있는 반찬을 척척 해낸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일일이 반찬을 만들고 끼니를 챙기는 일은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교회뿐만 아니라 적십자나 새마을 부녀회에서도 가끔 반찬 배달을 하는 것으로 안다. 곳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2021. 10. 11. 다친 마음 다스리기 원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다칠때가 있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렇게 마음을 다칠때가 있다. 내 마음은 개천이 아니고 넓은 바다라고 일부러 그렇게 생각해 보지만 바다처럼 온갖 잡동사니가 들어와도 표가 나지 않는 그런 바다 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사람이 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다친 마음을 조금 다스리는 방법이 있다. 이건 사위에게서 배운 거다. '지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오늘도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중이다. 2021. 9. 23. 조용한 명절 오늘이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이다. 코로나 때문에 마을이 조용하다. 조용하긴 우리집도 마찬가지이다. 남동생 내외와 조카가 어제 왔지만 자지는 않고 점심만 먹고 갔다. 고속도로가 한산하더라고 했다. 길거리에 떨어진 밤도 조금 줍고 고구마도 조금 캐서 갔다. 어젯밤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많이 내렸고 하늘은 잔뜩 흐리다. 참 조용한 명절이다. 2021. 9. 21. 한자능력 자격 시험 매주 수요일이면 도서관 봉사를 한다. 책도 마음껏 보고 초등학생에게 한자도 가르쳐준다. 워낙 학생들이 적고 아이들이 한자에는 관심이 없지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학생이 한명 있다. 지난 8월 21일 6급에 도전했는데 오늘 합격자 발표가 났다. 95점으로 합격이다. 이 학생은 8급에서 100점을 맞아 최우수상을 받은 학생이다. 합격소식을 알리니 할머니,엄마가 아주 좋아했다. 아침부터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2021. 9. 16. 풍성한 가을 찌는 듯한 여름날에는 가을이 언제 오나 했지만 가을은 이미 와 있다. 들에는 벼가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서 있고 밤송이는 입을 벌리기 시작한지 한참이 지났다. 코스모스는 한들거리고 하늘은 높아지고 더 푸르러졌다. 새파란 하늘에 구름은 더욱 희게 보이고 바람은 한결 시원해졌다. 농부들은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오랜만에 재래시장에 갔더니 농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없는게 없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더욱 풍성해진것 같았다. 2021. 9. 13. 39년간의 순애보 신문에 실린 기사를 요약해 보았다. 의료사고를 당해 39년간 식물인간으로 살아온 프랑스 축구 선수 아담스가 결국 숨졌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긴 세월동안 목숨을 의지한건 아내의 헌신적인 희생 덕분이다. 무릎 부상을 당한 아담스는 의료진의 실수로 기관지가 경련을 일으켜 뇌에 산소가 모자라게 되어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다.이후 아내에게 의지해 목숨을 유지했다. 아내는 두 아들을 키우며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아담스에게 음식을 흘려주고 대소변을 받고 목욕을 시키고 면도도 해주었다. 매일 옷을 갈아 입히고 향수도 뿌려주고 산책을 시켜주기도 했다. 아담스는 인공 호흡기는 꽂지 않았고 의식은 없지만 호흡은 스스로 할수 있었다. 아내는 의술이 발달해 의식을 찾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살았다. 아내의 걱정은 혹시.. 2021. 9. 9. 이른밤 줍기 밤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벌써 밤줍기가 한창이다. 밤의 종류는 여러가지여서 지금 줍는 이밤은 이른밤 이라고 한다. 일손이 부족해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이 밤줍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다. 수확이 끝난 밤산에서 밤을 주워가라고 해서 밤을 주워 본적이 있는데 정말 힘들다.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해야 하고 밤송이에 붙어있는 밤을 집게로 파내기도 해야 한다. 모든 산은 경사가 심하고 또 모기떼의 습격도 만만치 않고 가끔이지만 뱀도 만난다. 그래서 산에서 밤줍기는 하지 않고 길위로 떨어진 밤만 줍는다. 생산자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모든 농산물은 하나도 비싸지 않다. 2021. 9. 6. 강물에 떠내려간 신발 한 짝 며칠전 내린 집중호우로 마을앞 하천에 물이 가득하다. 마을끼리 이어주는 다리에 물이 닿을듯하다. 옛날에는 여기에 징검다리를 놓고 건넜다고 한다. 이걸 보니 초등학교때의 일이 생각난다. 학교에 가려면 조그만 강을 건너야 하는데 거기에도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다. 어느날 아침에는 내리지 않던 비가 장대같이 쏟아지자 선생님들은 수업이 끝나기전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성화셨다 비가 많이 오면 징검다리도 물속에 잠기기 때문이다. 동네 언니 오빠들과 함께 징검다리를 건너가다 내 신발 한 짝이 벗겨져 세차게 흐르는 강물따라 떠내려가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장대비라 물살이 매우 거셌다. 아마 신발이 조금 컸을것이다. 부모님은 꼭 조금 큰걸 사주셨던걸로 기억한다. 엄하신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오던길을 되돌아 .. 2021. 9. 2. 이전 1 2 3 4 5 6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