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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35

외손녀 "누가 이렇게 똑똑해?" 내가 묻자 "외할머니 딸의 딸이지.헤헤" 외손녀가 대답했다. 올해 4학년인 외손녀는 책을 많이 읽어 별명이 책벌레다. 당연히 아는 것도 많다. 커서 의사가 된다더니 이제는 환경박사가 될 거라고 한다. 내 딸의 얘기가 뭐든 열심히 하고 배려심도 많고 긍정적인 성품이 제 아빠를 닮았다고 자랑이 늘어진다. 코로나 때문에 오고 가기 어려워 영상통화나 사진으로 보는 중이다. 동생들도 잘 챙기고 보살피는 기특한 아이다. 3남매가 모여서 먹거나 노는 모습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이쁜 꽃이 없을 것이다. 건강하게 자라렴. 세상에서 제일 이쁜 똥강아지들아! 2020. 11. 28.
임용고시 11월 21일은 중,고등학교 선생님을 뽑는 임용고시가 치뤄지는 날 이었다. 그런데 그 지독하고 지독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시험을 치르지 못한 젊은이들이 67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몇년을 준비한 당사자들의 그 참담함은 무엇에 비할까? 내 자식들 일 인양 안타깝기 그지없다. 밤잠을 설치며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며 용돈도 벌어가며 공부했을텐데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다니... 자식 잘 되기를 바라며 뒷바라지 했을 부모들의 심정은 또 어떨까? 선생이 되겠다고 꿈에 부풀었을 확진자들이 올해는 시험을 치르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로인해 좋은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일면식도 없는 그들이지만 부디 좋은일이 생기길 바래본다. 2020. 11. 25.
떠나간 가을 제 할일을 다하고 가을은 떠나갔다. 농부에게는 오곡백과를 주고 땅에게는 낙엽이 쌓여 거름이 되게 하고 떠나갔다. 자연을 위대한 예술가라고 한다. 봄은 봄대로 화려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푸르르고 건강하고 가을은 또 가을대로 울긋불긋 아름답고 겨울은 고요하고 하얗고. 그 아름답고 풍요로운 가을이 떠났으니 이제 겨울과 친하게 지내야겠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면서... 2020. 11. 21.
겨울비 비가 내린다. 초겨울 비답지 않게 세차게 내린다. 바람도 세고 가끔 천둥소리도 들린다. 여름에 내리는 비 같다는 생각이든다. 뒷산에 나무들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그나마 매달려 있던 낙엽들도 떨어진다. 오늘 비는 종일 내린다고 한다.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비오는 날이 싫다. 왠지 슬프고 우울하기 때문이다. 2020. 11. 19.
석호정(石湖亭) 내 고향에는 석호정이란 정자가 있다. 안적마을 이라 불리는 우리마을은 하동정씨 보화가 보성군수로 부임시 그 동생 정세의 현손 정길이가 1595년 경에 이 마을에 이주하여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정길은 조선중기의 유학자로 자는 자정,호는 난곡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자이름이 난곡정사 이었으나 후손들이 1938년 석호정으로 개칭하고 3월중에 문중 및 회원계의 모임이 있고 시회나 강회가 열렸다. 곳곳에 현액이 되어있고 방은 세개이고 마루는 아주 넓었다. 내가 국민학교 들어갈 무렵까지는 매년 그런 행사가 열린것으로 기억되나 언제부터인지 열리지 않게 되었다. 아마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고 모이지 않으니 그런게 아닐까? 어떤 연유로 할아버지께서 그곳에서 기거하시는지 모르겠으나 그곳에서 기거하시며 사람들에게 한문을.. 2020. 11. 17.
김장 초겨울 연례행사인 김장을 했다. 배추김치.무김치,갓김치 이렇게. 올해는 작년에 김장한 김치가 한 통이나 남아서 조금만 했다. 텃밭에 심은 배추,무 쪽파,갓 등을 손질하고 씻고 절이고 물기 빼서 양념으로 버무리는 일은 손이 많이 간다. 그렇지만 김장을 안하려고 하면 왠지 서운하다. 딸과 사위는 김치를 별로 먹지 않은지 주겠다도 해도 반기지 않는다. 아들도 어쩌다 조금씩 가져간다. 내가 어렸을때는 집집마다 배추를 산더미 처럼 쌓아놓고 김장을 하는데 동네사람들이 품앗이로 돌아가면서 김장을 한다. 김치가 한 겨울 양식 이라고 하면서... 땅속에 묻어 저장하는데 그 맛은 김치냉장고 속의 김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지금처럼 갖가지 양념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같은 솜씨로 김.. 2020. 11. 15.
작은 도서관 내가 사는 이마을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한 것은 2016년 10월 13일 이었다. 마을에 도서관이 생긴다길래 내심 기뻐하고 있었는데 이장님이 봉사해 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개관때부터 봉사한지 4년이 되었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도서관에 간다. 면적은 55평 정도 열람석 30석 비품은 컴퓨터 2대 서가는 60식 비치된 자료는 2020년 1월 기준 4,687권 정도다. 일반도서,아동도서,다문화도서로 나누어져 있다. 시립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그야말로 작은 도서관이다. 지금는 코로나19 때문에 이용자가 줄었지만 근처 초,중학교 학생들이 쉬어가기도 하고 시험 공부도 하고 책도 대출해간다. 방학이면 아이들은 대학생 선생으로부터 무료로 영어,수학을 배우기도 한다. 또 여러가지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보.. 2020. 11. 13.
바이든의 액자 바이든 미대통령 당선자의 집무실 책상에는 두컷의 만화가 그려진 액자가 항상 놓여 있다고 한다. '왜 하필 나입니까?' 절대자를 향하여 외치자 '왜 너는 안 되느냐?' 절대자가 이렇게 대답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교통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고 사랑하는 아들마져 하늘나라로 보내고 실의에 빠져 있을때 바이든의 아버지가 이 만화를 주며 역경을 받아 들이라고 조언 했다고 한다. 바이든은 그걸 항상 가까이에 두고 마음을 다독였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힘든 일이 생기면 '왜 나한테만 이런일이 생길까?' 원망하고 불평하고 휘청거렸다. 그러나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 역경이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다. 2020. 11. 12.
시골 인심 이곳 농촌 마을로 이사온지 벌써 5년이다. 집 옆의 텃밭에서 채소를 조금씩 심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것 저것 조금씩 심어 동생들과 나누어 먹기도 한다. 또 동네 사람들이 추수한 귀한 농작물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쌀,밤,콩, 감 등등.참 고마운 이웃들이다. 웬만한 농작물은 사먹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서울에서 이사왔다는 아주머니가 대봉감과 모과를 여러개 주었다. 감은 시원한 곳에 두면 저절로 홍시가 된다. 과일전 망신을 시킬 정도로 못생긴 모과는 효능이 참 많다고 한다. 이걸 잘게 썰어 설탕에 버무려놓았다. 나중에 모과청을 차로 마시면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다고 하니 지인들에게도 나누어 주려고 한다. 이곳에선 하루가 지겨울 틈이 없다. 세상 인심이 사나워졌다고 하나 그래도 시골인심은 아직도 넉넉하다. 2020. 11. 10.
유년의 기억 한편 내 고향은 심심산골 작은 마을이다.6,25가 난 것도 한참후에 일았다는 곳이다마을 앞에는 조그만 강이 흐르고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강 건너에는 광산 김씨 집성촌 우리 마을은 하동 정씨 집성촌이다.김씨 마을 훈장님과 정씨 마을 훈장님이 딸과 아들을 혼인 시켰으니그분들이 내 부모님이시다.내가 기억하는 외가는 부자였다.머슴과 찬모가 있었으며 방도 여러개이고 곡식을 저장하는 큰 창고도 있고소,돼지,닭 거위들도 많았다.설날이면 외할아버지께 세배하러 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는데큰외숙모는 종일 부엌에서 떡국을 끓이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외가의 막내 아가씨로 태어난 어머니는 고생모르고 자랐는데양반가의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오셔서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외할머니는 막내딸이 견디지 못하고 혹시 친정으로 다시 오.. 2020.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