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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35

다문화 가정 다문화 가정이란 서로 다른 국적.인종,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말한다. 이곳 초등학생 80%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다.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태국,대만등 국적도 다양하다. 우리말이 서투른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학습지도도 해주지 못하고 연로한 조부모에게 맡겨두고 공장으로 돈을 벌러 다닌다.아이들은 무슨일이 생기면 할아버지,할머니를 먼저 찾고 밤에도 늦게 오는 엄마 대신 할머니하고 잔다. 무엇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인것 같다. 외국에서 시집 온 여성들 대부분은 어른 공경을 아주 잘 한다고 들었다. 생활력이 강한건 물론이고. 세상 사는 모습이 천태만상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멀리서 시집 온 만큼 외로움도 클텐데 사랑받으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 2020. 12. 15.
첫눈 어제는 많지는 않지만 눈이 내렸다. 겨울 들어서 처음 내리는 첫눈이다. 어릴적에는 눈이 오면 온 몸으로 눈을 맞으며 좋아했다. 특히 첫눈 내리는 날은 두 팔을 벌리며 더 좋아했다. 미끄러져도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프지도 않았다. 이제 눈 오는 날은 집안에만 있고 밖에 나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넘어져서 다칠까봐 겁쟁이가 되었다. 첫눈을 보니 결혼하기전 서울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처음 남자를 사귀던 그해 겨울 그 사람은 대구에서 잠깐 근무하게 되었는데 첫눈 오는날 만나기로 했다. 갑자기 첫눈이 오자 그 사람은 부랴부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왔고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니 연락할 길이 없어 내가 자취하는 집 창문을 두드린거다. 나가보니 그 사람은 눈사람이 되어 서있었다. 기억하기로는 그해 첫눈은 아주 펑펑.. 2020. 12. 14.
앨범 사위는 일년동안 찍어 모은 아이들 사진을 엄선하여 앨범으로 제작하여 보내준다. 큰외손녀가 태어난 이듬해부터 그렇게 했다. 작년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 도착했다. 어쩌면 그렇게 표정이 다양하고 이쁜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까지는 여행도 가고 견학도 가고 실습도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과 유치원 생활, 학교 생활등이 재미있게 담겨있다. 사진만 보아도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커서 이 앨범을 보면 아빠,엄마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사랑으로 키웠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책꽂이에는 9권의 앨범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리가 없겠지만 내가 다시 아이 낳고 키우던 젊은 날로 되돌아 간다면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 나도 이렇게 키우고 싶다. 2020. 12. 12.
크리스마스 트리 작은 도서관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었다.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가 얼마남지 않았다. 반짝반짝 불빛은 밤에 보아야 더 예쁘다. 원래 트리는 나무 모양이 아름다운 전나무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 저거는 플라스틱 나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는 1884년 서양 선교사에 의해 들어와서 이듬해부터 확산 되었다고 한다. 아들 딸이 어렸을때 트리 장식하던 때가 생각난다. 자그마한 플라스틱 나무에 종,별,빨간 모자,하얀 눈사람,리본,산타 할아버지등 모빌을 달아매고 반짝이를 걸치고 꼬마 전구를 꽂으면 예쁜 트리가 된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이브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머리맡에 양말을 두고 잠들면 내가 산타 할아버지가 될 준비를 했는데 값비싼 선물은 주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 2020. 12. 11.
뜨개질 뜨개질 하기 좋은 계절이다. 춥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기도 그렇고 사람들을 만나 수다 떨수도 없으니 혼자하는 뜨개질이 안성맞춤 이다. 쓸데없는 생각도 안들고 집중할수 있어서 좋고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어깨나 팔이 아프다는 부작용도 있다. 조끼나 목도리.수세미등을 떠서 선물하면 다들 좋아한다. 뜨개질을 취미삼아 하다가 아예 부업으로 나서는 주부들도 많다. 인터넷을 통하여 판매를 한다 하고 뜨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올리기도 한다. 보면 저걸 어떻게 손으로 뜰까 싶을 정도로 솜씨들이 좋다. 슬슬 뜨개질을 시작해 볼까? 2020. 12. 9.
대설(大雪) 오늘은 24절기중 21번째 절기인 대설이다. 이맘때면 눈이 많이 내려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갈수록 눈은 많이 내리지 않는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때에는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발목까지 오는건 다반사이고 어떤때에는 어린아이 무릎까지 쌓이기도 했다. 빈논은 꽁꽁 얼어 썰매를 타고 놀기도 했다. 학교에 갈때면 맨앞으로 동네 고학년 오빠나 언니가 길을 내면 저학년들은 그 발자국을 밟으며 일렬로 걸어간다. 그러면 발이 덜 젖고 덜 미끄러우니까. 지금처럼 길고 따뜻한 부츠나 장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로 검정고무신을 신었으니 발이 젖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다. 맨뒤도 고학년이 걸으면 자연스레 고학년이 저학년을 보호하는 모양새다. 학교 건물이 보일쯤이면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미끄러운 다리.. 2020. 12. 7.
나룻배 그 시절 우리마을 에서는 읍내로 가려면 반드시 강을 건너야 했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약 10km의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5일장이 서는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이용했고 읍내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꼭 이배를 타고 오고 가야했다. 둔터라는 마을 앞에서 강건너 초가집을 향하여 "사공"하고 부르면 아저씨 한분이 말없이 노를 저어 이쪽으로 오고 또 말없이 강을 건네준다. 언제나 기다렸다는 듯이... 한겨울에는 살얼음을 가르며 온다. 그때는 몰랐는데 대단하고도 아름다운 약속이었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노젓는 일이 아무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잘못하면 강 하류로 떠내려 간단다. 요금은 따로 받지 않고 추수가 끝나면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곡.. 2020. 12. 4.
감기 감기에 걸린지 일주일 정도 되었다. 기침과 콧물이 흐르고 목소리도 변했다. 처음에 콧물이 나올때 괜히 혼자 긴장했다. 다행히 열은 없어서 안심하고 대신 집안에 콕 박혀 있었다. 생강차 마시고 도라지 끓여 먹고. 이제는 낫는 중 인것 같다. 2020. 12. 2.
마지막 달력 2020년 달력이 달랑 한장 남았다. 어릴때는 2000년도 까마득하게 멀게 생각되었다. 그 2000년에서 20년이 더 지난 이해도 얼마남지 않았다.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면 안타깝고 억울하고 서러울때 많았고 아쉬움과 후회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생각을 조금씩 바꿔보려 한다. 듣는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 지나고 있는데 듣는 귀가 순해지면 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순해져야 하는거 아닌가? 고마운 것만 생각하자. 좋았던 것만 기억하자. 지나간 세월은 되돌릴수 없으니 남은 12월 아니 남은 세월 건강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자. 이제 본격적으로 추워지려나보다. 바람소리 스산하고 빈 논에는 쓸모 없어진 허수아비가 처량하게 누워 있다.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지 말고 아무일도 생기질 않기를 바라자는 말에 공.. 2020. 12. 1.
막냇동생 막냇동생은 나하고 13살 차이가 난다. 천성이 착해서 부모님과 남매들에게 두루 잘하는 동생이다. 친정엄마 살아계실때는 혼자 사시는 엄마를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돌봐 드렸는지 동네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 했다고 한다. 그 동생이 대학생일때 방학을 맞아 우리집에 온적이 있다. 중학생이던 아들이 제 아빠한테 야단 맞은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길래 조카가 야단맞은게 마음 아파서 인줄 알았다. 그런데 동생은 저렇게 야단쳐주는 아버지가 계신게 너무 부러워서 울었다고 해서 나도 같이 운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동생이 11살때 병환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때 아버지 연세가 쉰하나 셨다. 다른 형제에게는 매우 엄하셨으나 막내에게는 비교적 관대하시고 예뻐하셨다고 한다. 동생은 자라면서 아버지 계신 친구들이 내내 부러웠다고 했다.. 2020.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