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중 21번째 절기인 대설이다.
이맘때면 눈이 많이 내려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갈수록 눈은 많이 내리지 않는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때에는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발목까지 오는건 다반사이고 어떤때에는 어린아이 무릎까지
쌓이기도 했다.
빈논은 꽁꽁 얼어 썰매를 타고 놀기도 했다.
학교에 갈때면 맨앞으로 동네 고학년 오빠나 언니가 길을 내면
저학년들은 그 발자국을 밟으며 일렬로 걸어간다.
그러면 발이 덜 젖고 덜 미끄러우니까.
지금처럼 길고 따뜻한 부츠나 장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로 검정고무신을 신었으니 발이 젖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겼다.
맨뒤도 고학년이 걸으면 자연스레 고학년이 저학년을 보호하는
모양새다.
학교 건물이 보일쯤이면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미끄러운 다리를
고학년이 저학년을 업어서 건넨다.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하얗게 눈 덮인 운동장을 가로질러 각자의 교실로 들어가고
하교 시간이 되면 서로 기다려 집으로 온다.
올때는 신나게 눈싸움도 하면서...
올해 대설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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