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에서 봄이면 소풍 가는 곳에는 벚꽃이 만개했었다.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지 매년 그곳으로만 소풍을 갔다.
전교생이 줄지어 걸어가는 그 소풍길에 우리들은 신이 나서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걸었다.
과자와 음료수를 파는 장사꾼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장기자랑도 하고 보물찾기도 하고 근처에 사는 어른들도 놀러와서 모두 재미있어 했다.
항상 용돈이 귀해 평소에는 군것질은 생각도 않지만 그날만은 과자나 음료수도 사먹을수 있었다.
어느해 소풍날 사이다 한병을 사서 나는 먹지 않고 동생에게 주었더니 "우리 언니가 사 줬다."고 자랑하던 동생의 모습이 생각난다.물론 나도 그 사이다가 먹고 싶었지만 동생에게 주고 나니 더 흐뭇햇던 것 같다.
집에 갈때는 학교로 가지 않고 그곳에서 각자 집으로 간다.
그 근처에 집이 있는 친구들은 참 좋았을 것 같다.
그곳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면 외가 마을이다.
우리집은 산을 넘어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친구들,동생과 함께 집으로 가는 길에 하늘의 해도 서쪽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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