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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엄마의 마지막 설날

by 생각총총 2021. 2. 12.

친정 엄마가 돌아가신지 벌써 5년이 되었다.

돌아가시기전 그러니까 엄마로서는 마지막 설날이 된 그날 우리집에서 엄마의 바람대로 오남매가 각자의 자녀들을 데리고 모이게 되었다.사정이 있어 못 온 조카들을 빼고 모두 19명 이었다.

엄마는 소파에 앉아 우리들이 먹고 떠드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 보셨다.

그날이 엄마의 마지막 설날이 될 줄은 거기 모인 자손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명절이 지나 각자의 집으로 가면서 추석에 우리집에서 다시 모이자고 했지만 그해 추석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엄마가 여름 막바지에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해 가을에 기어이 하늘나라로 가셨다.엄마 연세 86세.

남들은 적당한 때에 잘 가셨다고 위로했지만 못 해 드린 것만 생각나 후회가 되기도 한다.

부모님 생전에 잘 해드리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배우지만 대부분의 자식들은 우리 부모님은 오래오래 사실 거라고 생각 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에 잘 해드리자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무가 고요하려 하나 바람이 가만 두지 않고(樹慾靜而風不止) 자식이 봉양 하려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子慾養而親不待)라는 말이 생각난다.

엄마가 돌아가신후 명절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우리집에 모이곤 했는데 이번 설날은 모두 모이지 않고 아들만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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