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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우리의 설빔

by 생각총총 2021. 2. 10.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이 이틀 남았다.

지금 아이들은 365일 좋은 옷을 입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그렇지 않았다.

설날이나 되야 새옷을 입을 수 있었다.

나는 큰 딸이고 큰 집에는 오빠들만  있으니 당연히 내 옷은 새로 사거나 옷감을 사다 엄마가 만들어 주시거나 했다.

세살 터울인 여동생은 내 작아진 옷을 물려 입었다.

어릴때부터 멋내기를 좋아하던 여동생은 어느날 울면서 엄마한테 말했다.

"왜 나는 언니 옷만 입어야 해? 이번 설날은 새 옷 사줘"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난처해진 엄마가 달랬지만 막무가내로 새 옷을 사달라는 동생에게 엄마는 장날 옷감을 사와 옷을 만들어 주셨다.색깔도 선명하게 생각난다.

내옷은 옅은 보라색,동생은 분홍색으로.

지금 생각하면 촌스러운 그 옷을 입고 동생은 좋아서 겅중겅중 뛰었다.

설날 아침에 새 옷을 입고 할아버지를 비롯 큰집 어른들께 세배하고 동네 친척집을 일일이 찾아가 세배한다.

또 외가에 가서 세배를 하고 와야 했다.

모처럼 새 옷을 입은 동네 이이들도 이집저집 세배하러 다니느라 작은 동네가 떠들썩했다.

올해 설날은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야 하니 명절 같지 않는 명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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