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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다

by 생각총총 2022. 6. 13.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가 직장생활을 할때였다.

좋은 옷,좋은 음식,좋은 학용품을 볼때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들이 생각났다.

알뜰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부모님이 필요한 것들을 사서 보냈다.

동생들에게는 주로 옷이나 학용품을 사서 보내고 아버지께는 당시는 귀한 멋진 시계도 사드리고

용돈도 보내드렸다.

그뿐인가 명절이면 커다란 가방에 선물을 가득 채워서 갔다.

하고 싶은게 너무나 많았지만 모든걸 참았다.

면장으로 재직중이시던 친척 할아버지가 '효녀'라며 지방 신문사에 제보하겠다고 했으나 엄마가 말리셨다고 한다.

퇴근하고 버스 정류장에 내려 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면 피아노 학원이 있었다.

날마다 그 시간이면 들리는 피아노 연주가 너무나 아름다워 나도 배우고 싶었다.

벼르고 벼르다 큰맘 먹고 학원 입구에 섰는데 동생들의 얼굴이 떠올라서 돠돌아왔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돈을 쓸수는 없었으니까.

오랜세월이 흐르고 결혼하고 바쁘게 살다 딸이 결혼한 뒤에야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초등학생들이 신기한듯 쳐다보았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람은 늙어 죽을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지도하는대로 열심히 배우려고 했다.

그러나 손가락도 뻣뻣하고 손목도 너무 아프고 덩달아 어깨까지 아팠다.

양손으로 피아노 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악보 보는 것도 어려워서 따라 갈수가 없었다.

딸이 쓰던 피아노로 연습해 보았으나 잘되지 않아  2개월을 버티다 그만 두었다.

지금도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 '그때 그랬지'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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