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뒷산에 은행나무가 있다.
돌아가신 옆집 할아버지가 직접 심으셨다고 하는데 아직 은행은 열리지 않는 어린나무이다.
노오란 은행잎이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졌다.
오늘 보니 은행잎 하나가 앙상한 가지에 대롱대롱 붙어 있다.
바람에 떨어질듯 위태해 보이지만 잘도 견디고 있다.
문득 오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가 생각나는 장면이다.
오랜 세월동안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는 명작이다.
병에 걸린 여주인공은 담쟁이에 붙어 있는 잎새와 자신을 동일시 하며 그 잎새가 떨어지는 날
자신도 죽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를 간호해주는 친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가지 묘책을 마련한다.
늙은 화가에게 부탁해 벽에 잎새를 그려 넣는다.
폭풍이 몰아치고 주인공은 잎새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창문을 열어보니 잎새 하나가
여전히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엄청난 폭풍을 견뎌낸 잎새를 보며 희망을 갖게 되고 결국 병마와 싸워 완치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림을 그린 늙은 화가는 병이 도져 '마지막 잎새'라는 최고의 걸작을 남기고 세상을 뜬다.
언젠가 읽고 감명을 받았던 소설이다.
저기 홀로 매달려 있는 저 은행잎은 곧 떨어지겠지.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한일 적어보기 (0) | 2021.12.03 |
---|---|
수제 가죽가방 (0) | 2021.12.01 |
추수감사절 (0) | 2021.11.22 |
여기저기 김장하는 날 (0) | 2021.11.20 |
유명한 시에 곡을 붙인 노래 (0) | 2021.11.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