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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나룻배

by 생각총총 2020. 12. 4.

그 시절 우리마을 에서는 읍내로 가려면 반드시 강을  건너야 했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서 약 10km의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5일장이 서는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이용했고 읍내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꼭 이배를 타고

오고 가야했다.

둔터라는 마을 앞에서 강건너 초가집을 향하여 "사공"하고 부르면 아저씨 한분이

말없이 노를 저어 이쪽으로 오고 또 말없이 강을 건네준다.

언제나 기다렸다는 듯이...

한겨울에는 살얼음을 가르며 온다.

그때는 몰랐는데 대단하고도 아름다운 약속이었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노젓는 일이 아무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잘못하면 강 하류로 떠내려 간단다.

요금은 따로 받지 않고 추수가 끝나면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곡식을 받아가는데 많다고도 하지 않고 적다고도 하지 않고

주는대로 받아간다.

학생이 있는 집은 알아서 더 주기도 했다고 한다.

다리가 아프게 걸어서 일주일만에 집에 가면 왜 그렇게 좋았을까?

하룻밤을 집에서 자고 다시 일요일에 읍내로 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불평하지 않고.

그러던게 다리가 생기고 도로가 포장되고 읍내에서 고향마을 까지

가는 버스가 생겼다.걸어서 3시간 정도 걸리던 길이 20분이면

갈 수가 있게 된것이다.

편리함 대신 낭만 하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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