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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언덕

by 생각총총 2024. 6. 11.

       6월의 언덕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6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든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안 하는 연유도 알아 듣겠다

아카시아꽃 피는 6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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