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 펑 쏟아진다
하늘에서는 해가 뜨고 있고.
초등학교 겨울방학때가 생각난다.
그해 방학에도 아버지는 어김없이 강 건너 외가로 나를 보내셨다.
두툼한 한문책과 방학동안 해야할 숙제를 챙겨 외가로 간다.
외가에는 세 오빠와 언니가 있어 심심하지 않다.
작은외가에는 외사촌 동생들도 많다.
어느 눈오는날 방학숙제로 그림을 그리는데 눈은 펑 펑 내리고 하늘에서는
방긋 웃는 해님을 그렸다.
이걸 본 사촌오빠가 "야! 해가 뜨는데 어떻게 눈이 오냐? 하하하"
하고 놀렸다.
"어? 그런가? 눈 오는 날은 해가 안뜨나?" 나는 아무말도 못했다.
외할머니는 무조건 내편이다.
속상해 하는 나를 따뜻한 아랫목에 눕히고 말없이 쓰다듬어 주신다.
그래도 금방 다시 외가 동네가 떠나갈듯 모여서 추위도 잊은채 놀았었다.
외사촌 오빠는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오래오래 전에 하늘로 가버렸다.
해가 뜨면서도 눈이 올수도 있다고 따져보기도 전에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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