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입구에는 당산나무가 있었다.
소나무나 느티나무이며 크고 오래되어 몇 백년 된것도 있다.
사람들은 이 나무가 마을을 지켜준다고 굳게 믿었다.
가지가 무성해서 그늘이 넓게 퍼졌기 때문에 여름방학이면 우리는 그 그늘 밑에서 지냈다.
어른들은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주무시고 아이들은 공기놀이를 하던곳
그곳은 여름이면 언제나 시끌시끌했다,
놀이터가 없던 그 시절 당산나무가 서 있는 그 둘레는 우리들의 훌륭한 놀이터였다.
어른들께 혼나고 마음이 쓸쓸할때도 아이들은 그곳으로 갔다.
친척 오빠가 초등학생 일때 어른들께 크게 혼이 나고는 당산나무 밑으로 갔다
워낙 큰나무라 나무가 동그랗게 패인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 등을 대고 누워 하늘을 보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낮에 분주한 어른들은 그 오빠가 없어진걸 밤이 되어서야 알았고 온 동네를 찾아보았지만
당산나무에서 잠이 들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밤이 으슥해서야 잠이 깬 오빠는 집에 가서 또다시 야단을 맞았다.
그러다가 뱀이라도 나오면 어쩔뻔 했냐며.
어쩌다 고향에 가면 당산나무는 군데군데 구멍이 나있으나 결코 죽지 않은게 신기하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고향에는 이제 몇분만이 살고 계시다.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문득 당산나무 그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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